Tuesday, October 21, 2014

1) IBM의 탄생

누구든 대부분 학창 시절 시험을 볼 때 OMR 카드를 이용해 봤을 것이다. 특정한 패턴을 보이는 종이에 검은색 사인펜으로 마킹을 하고 판독기에 넣으면 순식간에 정답인지 오답인지 판독하여 점수를 알려 주는 추억의 OMR 카드 말이다. 지금도 중고등학교는 물론이고 운전면허 및 토익 같은 각종 시험에 유용하게 그리고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OMR 카드의 원조는 천공 카드라고 할 수 있다. OMR 카드는 문서에 빛을 비추어 검게 마킹된 부분을 인지하지만 천공 카드는 카드에 구멍을 뚫어서 데이터를 입력했다.

천공 카드의 유래는 1890년대 미국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미국은 한 번 인구조사를 하고 통계를 내는 데 거의 10년이나 걸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인구조사는 성별, 연령 등의 다양한 정보를 손으로 종이고심되지 않을 수 없었다.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던 미국통계청은 급기야 상금을 걸고 공모전을 개최했다.
당시 독일계 이민 가정 출신의 발명가 허만 홀러리스Herman Hollerith는 역무원들이 승차권에 구멍을 내는 것을 보면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일정 크기의 규격 종이에 조사 항목을 적고 규칙적으로 구멍을 뚫으면 어떨까?” 홀러리스는 자신이 고안한 아이디어의 이름을 ‘천공 카드 시스템Punched Card System’이라고 불렀고, 결국 이 아이디어는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허먼 홀러리스

홀러리스는 종이 카드에 구멍을 뚫어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집계하는 자동 분류 및 계산 기기를 고안했다(당시 천공 카드를 읽는 기계를 태블레이터라고 불렀는데 이 기계는 천공 카드 또는 천공 테이프와 같은 데이터 매체의 데이터를 판독하며 리스트, 표 또는 합계를 만들었다).

천공 카드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는 획기적이었다. 겨우 6주 만에 첫 조사 결과가 나오고 그해에 인구조사를 마칠 수 있었다. 이 엄청난 속도는 빠르게 확산되었다.

세간의 주목을 받은 홀러리스는 천공 카드 시스템의 사업성을 감지한 후, 자신의 아이디어로 특허를 취득하고 천공 카드와 카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계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 1896년 태블레이팅 머신 컴퍼니TMC를 설립했다. 그러나 인구조사가 없는 해에는 당연히 정부 주문이 없었다.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대책이 필요했다. 홀러리스는 태블레이터를 철도청과 같은 공공 기관과 기업에 임대하는 사업을 고안했다. 임대 사업은 즉각 효과를 발휘했다. 수익은 기계 임대료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천공 카드를 쓸 정도의 작업이라면 대량의 천공 카드가 필요했다. 게다가 천공 카드는 일회용이라는 특성 때문에 기계를 대여해 주면서 소모품인 천공 카드를 비싸게 팔 수 있었다. 홀러리스는 꽤 많은 돈을 벌었다. 홀러리스의 천공 카드 시스템은 몇십 년간 사실상 산업계의 표준으로 사용되었다.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상업적인 기계가 도입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1911년 천상 발명가였던 홀러리스는 건강에 이상이 생긴 데다 천공 카드 시스템의 특허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경쟁사들이 생기자 뉴욕의 금융가 찰스 플린트에게 회사를 매각했다. 찰스는 이 회사를 컴퓨터 스케일 컴퍼니(기계식 저울 제조 회사)와 인터내셔널 타임 리코딩 컴퍼니(시계 제조 회사)와 합쳐, 컴퓨터 태블레이팅 리코딩 컴퍼니CRT를 만들었다. CRT는 1914년 당시 유능한 영업 사원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던 토마스 왓슨Thomas John Watson, 1874~1956을 최고 경영자로 고용했고(1914~1952), 1924년 CRT는 회사명을 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Corporation인터내셔널 비즈니스 머신스 코퍼레이션, 즉 IBM으로 변경했다.

Monday, October 20, 2014

서문

대학원을 마치고 삼성에 입사한 후에 IT 관련 업무를 해 온 기간은 짧지 않았다.

그러나 이십 년이 조금 덜 되는 동안 삼성의 주력 제품과 서비스는 여러 번 바뀌었다.

초기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주력 제품은 냉장고나 에어컨이었다.
그러다가 반도체가 엄청난 캐시카우Cash Cow(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낮지만 시장 점유율이 높아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제품이나 산업)가 되었고 다시 핸드폰이나 TV가 주목을 받았다.

근래 몇 년은 스마트폰이 핵심이었다. 정말 쉴 새 없는 변화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급변하는 환경에서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는 기업이나 개인 입장에서는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IT 역사를 돌아보면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를 조망하는 마음으로 이 블로그를 쓰게 되었다.

IT 업계의 거장들이 남긴 족적에 흥분하기도 하였고 그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숨어 있는 통찰을 발견하면서 감탄하고, 그들의 성공 방정식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이다.